오늘은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역량을 진단한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조사는 OECD(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만 18세부터 79세까지의 전국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 등을 면접조사 형식으로 측정했습니다. 조사는 2024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되었고, 결과는 2025년 4월 29일 발표되었습니다.
목차
- 전반적인 금융이해력 점수와 특징
- 인플레이션 이해도 하락의 배경
- 재무 관리 행동의 약점
- 세대별·계층별 격차 분석
- 디지털 금융이해력의 진전
- 정책적 시사점과 향후 과제
- 종합 리뷰 및 제언
1. 전반적인 금융이해력 점수와 특징
2024년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금융이해력 점수는 65.7점으로, 2022년(66.5점)보다 0.8점 하락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OECD 평균인 62.7점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세부 항목별로는 금융지식(73.6점), 금융행위(64.7점), 금융태도(53.7점)로 나뉘며, 특히 금융지식과 행위에서 각각 1.9점, 1.1점 하락한 반면 금융태도는 1.3점 상승했습니다.
“이자 개념”에 대한 이해도는 96.7점으로 거의 완벽한 수준이지만, “복리 개념”에 대한 이해도는 44.9점으로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금융이해력 점수는 다음과 같은 가중치로 산출됩니다:
- 금융지식 35%
- 금융행위 45%
- 금융태도 20%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은 저축활동(98.0점), 가계수지 적자 해소(88.7점)였으며, 낮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은 평소 재무점검(43.4점), 장기 재무목표 설정(42.5점) 등이었습니다.
2. 인플레이션 이해도 하락의 배경
금융지식 항목 중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는 2022년 78.3점에서 2024년 56.6점으로 무려 21.7점 하락하며 전체 금융이해력 점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하락은 2022년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국민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데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22년에는 고물가로 인해 해당 항목 점수가 이례적으로 높았던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평상시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금융지식의 핵심은 '일상과의 연결'입니다. 일상의 경제 환경이 달라지면 지식의 체감도 역시 변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OECD/INFE(International Network on Financial Education) 보고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도는 글로벌 금융교육 지표로도 매우 중요한 항목으로, 2022~2023년 고물가 국면에서도 세계 평균 점수는 56.9점에서 66.0점으로 상승했습니다.
3. 재무 관리 행동의 약점
금융행위 부문에서는 많은 성인들이 “재무 상황 점검”과 “장기 재무목표 설정”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대 청년층은 평소 재무상황 점검 점수가 33.2점, 재무목표 설정 점수가 36.1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6점, 11.9점이나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정성과 미래 설계의 어려움을 반영합니다. 주택 가격의 급등, 고용 불안, 높은 생활비 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장기적 재무 목표가 없으면 현재의 금융행위도 불안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 재무목표를 가진 사람들의 주요 목표는 주택 구입(25.8%), 자산 증식(19.9%), 결혼 자금 마련(13.9%)이었으며, 특히 ‘자산 증식’을 목표로 둔 비중은 2022년 대비 12.6%포인트 상승해 경제적 자립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음을 보여줍니다.
4. 세대별·계층별 격차 분석
이번 조사에서는 금융이해력 격차가 연령·소득·학력 수준에 따라 더 분명해졌습니다.
- 20대 청년층은 전 부문에서 점수가 하락했고,
- 70대 노령층 역시 전체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 **저소득층(연소득 3천만원 미만)**은 59.7점으로 가장 낮은 이해력 점수를 기록했으며,
- 대졸 이상 고학력층은 68.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경제와 교육은 금융이해력의 주요 결정 변수입니다.
반면 고소득층과 고학력층은 대체로 점수가 상승하거나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고, 50~60대의 경우 노후준비와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체감하면서 비교적 높은 이해도를 나타냈습니다.
5. 디지털 금융이해력의 진전
2022년에 처음 도입된 디지털 금융이해력 항목은 2024년 조사에서 평균 45.5점으로, 2022년(42.9점)보다 2.6점 상승했습니다. 특히 고령층과 저소득층에서 큰 폭의 개선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디지털 교육 콘텐츠의 확대 및 접근성 개선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 디지털 금융지식: 55.5점 (+3.3점)
- 디지털 금융행위: 41.8점 (+0.5점)
- 디지털 금융태도: 40.4점 (+4.6점)
디지털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완화 조짐이 보이는 건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디지털 금융은 온라인 금융거래, 개인정보 보호, 암호화폐, 웹 보안 인식 등 새로운 금융환경에서의 적응 능력을 측정하는 영역입니다.
6. 정책적 시사점과 향후 과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 가지 방향으로 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 맞춤형 콘텐츠 개발
- 고령층, 저소득층을 위한 접근성 강화
- 인플레이션, 금리 등 실생활 밀착형 콘텐츠 개발 및 SNS 홍보
- 행동 중심의 교육 강화
- 청년층 대상 1:1 재무상담 제공
- 온라인 ‘e-금융교육센터’ 플랫폼 확대
- 태도 개선을 위한 조기교육
- 초·중등 교육과정에 ‘금융과 경제생활’ 과목 확산
- 1사1교 프로그램 내실화 추진
특히 주목할 점은, 금융교육을 받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금융이해력 점수가 7.6점 높았으며, 금융지식(+10.2점), 금융행위(+7.8점)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교육이 실제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7. 종합 리뷰 및 제언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는 단순한 수치 보고를 넘어, 한국 사회의 경제적 이해력 지도를 그려준 귀중한 보고서입니다. 특히,
- 인플레이션에 대한 체감과 이해 사이의 간극,
- 재무관리 행동의 부족,
- 계층별 격차의 구조적 원인 등은,
정책 설계자와 교육자, 시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함의를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급격한 점수 하락은 경고등입니다. 고소득층과 고학력층에 편중된 금융이해력은 결국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공 부문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시점입니다.
앞으로의 금융교육은 단편적 지식 전달이 아닌, 일상의 의사결정과 삶의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 중심 교육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참조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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